
목차
1. 조조 래빗 영화 소개
기본 정보
장르: 코미디, 드라마, 전쟁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Taika Waititi)
주연 배우: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조조), 타이카 와이티티(아돌프), 토마신 맥켄지(엘사), 스칼릿 요한슨(로지), 샘 록웰(캡틴 클렌젠도르프)
개봉 연도: 2019년
영화 수상: 2020년 아카데미 각색상 수상, 6개 부문 노미네이트
영화의 배경
조조 래빗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을 배경으로 10살 소년 조조의 순수한 눈을 통해 전쟁과 증오의 시대를 바라보는 매우 독특한 블랙 코미디 영화입니다. 히틀러가 상상 친구로 등장한다는 도발적인 설정, 유머와 판타지, 그리고 뭉클한 감동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어우러지는 예술적 성취를 보여줍니다. 감독이 직접 아돌프 히틀러 역을 연기하며, 나치의 극단적인 이념에 동화된 아이가 어떻게 자기만의 확신을 품고 성장해 나가는지를 뚜렷한 색채와 목소리로 담아내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2. 영화의 줄거리
2.1. 어린 소년 조조와 상상 속 히틀러
영화는 나치 청소년단에 소속된 10살 소년 조조 베츨러(로만 그리핀 데이비스)의 시점으로 펼쳐집니다. 조조는 자신이 ‘새처럼 용감하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내성적이고 겁이 많습니다. 그의 상상 친구는 다름 아닌 아돌프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로, 나치즘에 대해 왜곡된 유치한 시각과 어린이 특유의 순진한 생각을 한데 섞어 조조에게 인생의 조언을 건넵니다.
2.2. 집에 숨겨진 유대인 소녀, 엘사
어느 날 조조는 집 한켠에 숨어있는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를 발견합니다. 조조가 철저하게 믿었던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순간이죠. 그는 엘사를 나치에 신고할지, 어머니와 소녀 모두의 안전을 위해 비밀을 간직할지 고민합니다. 처음엔 ‘괴물’처럼 생각했던 엘사와의 관계는 조금씩 변화하고, 둘 사이에는 긴장과 호기심, 유대감과 애증이 교차합니다.
2.3. 어머니와 전쟁의 상실
조조의 엄마 로지(스칼릿 요한슨)는 나치체제에 비판적이고, 전쟁이 아이에게 미치는 폐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교육과 사랑, 그리고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염원은 조조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쟁의 막바지, 참혹한 현실이 조조와 관객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는 사건마저도 블랙 코미디 특유의 담담한 시선으로 그립니다.
2.4. 성장과 해방의 순간
전쟁이 끝을 향해 다가가면서 조조 역시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겪게 됩니다. 조조는 결국 히틀러라는 상상 친구의 굴레에서 벗어나며, 진짜 자신의 선택과 책임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결말부에 춤추는 장면은 성장과 해방, 그리고 인생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3. 영화를 보고난 감상
3.1. 유머와 풍자의 힘
조조 래빗은 전쟁, 전체주의, 증오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자칫 낯설 수 있는 블랙 코미디의 장르적 매력을 십분 살렸습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각을 빌려 극단적 이념과 편견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고, 현실을 풍자하며 무겁게만 느껴지는 역사적 비극을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영화 초반, 조조가 히틀러에게 ‘하일 히틀러!’를 외치며 용기를 북돋움 받는 장면이나, 나치 장성 샘 록웰이 기이한 군복을 입고 등장하는 연출 등에서는 '이런 장면을 웃으며 봐도 괜찮은 것일까'라는 의구심과 동시에, 그 용감한 연출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경쾌한 유머 뒤에 숨겨진 슬픔과 불안, 그리고 시대의 부조리를 함께 드러냄으로써 유머와 비극, 그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탁월하게 잡아냅니다.
3.2. 캐릭터의 입체성과 배우들의 연기
배우들의 개성이 살아있는 입체적 캐릭터들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의 조조는 변화해 가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관객들이 조조의 시선을 따라가며 성장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타이카 와이티티는 희극적이면서도 역설적인 히틀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입니다. 토마신 맥켄지가 분한 엘사는 두려움과 상처를 간직한 채 조조와도 인간적으로 교감하는 역할을 해 작품에 깊이를 더합니다.
스칼릿 요한슨은 엄마 로지 역으로 따뜻함과 강단, 시대의 상처를 모두 담아내 감동을 안깁니다. 샘 록웰 역시 독특한 코믹 연기로 영화의 에너지를 불어넣고, 작은 역할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캐릭터 각각이 도식적인 영웅과 악당이 아닌, 시대의 희생자이자 끝없이 변화하는 인간으로서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점이 이 영화의 큰 미덕입니다.
3.3. 전쟁, 성장, 그리고 인류애
영화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은 아마도 '사람을 이해하는 힘'일 것입니다. 조조 래빗은 전쟁의 참혹함이나 반유대주의의 폭력성을 그대로 비난하는 대신, 그 중심에서 방황하는 소년 조조를 통해 모든 편견의 중심에는 '두려움'이 있음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영화는 미워했던 누군가와의 소통, 서로를 향한 이해와 포용이 결국 얼마나 세상을 따뜻하게 바꿀 수 있는지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시사합니다. 아무리 왜곡된 신념 속에 살아도, 마음 깊은 곳을 비추는 사랑과 용기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남습니다.
또한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전쟁의 이면, 가족과 상실, 우정과 처음 겪는 사랑의 감정이 섬세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마지막 춤 장면에서 조조와 엘사는 두려움에서 한 발짝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합니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작은 용기와 희망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4. 한줄평
“전쟁의 광기와 어린이의 순수함이 만나는 지점에서 피어난 유머와 감동, 그리고 용기의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