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1917 영화 소개
기본 정보
장르: 전쟁, 드라마
감독: 샘 멘데스 (아메리칸 뷰티, 007 스카이폴)
주연 배우: 조지 맥케이(윌리엄 스코필드), 딘 찰스 채프먼(톰 블레이크)
특별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개봉 연도: 2019년
러닝타임: 119분
영화의 배경
1917년은 1차 세계대전의 전환점이 되는 해로, 참호전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입니다. 샘 멘데스 감독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참전했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실제 전쟁터를 연상시키는 세트장에서 거의 모든 장면을 연속 촬영 기법으로 제작되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기술적 특이점: 영화는 약 8-9분 분량의 여러 개의 연속 촬영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긴 테이크는 무려 8분 30초에 달합니다. 이는 영화사에서 가장 야심찬 기술적 도전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2. 영화의 줄거리
임무의 시작
1917년 4월, 독일군이 서부 전선에서 전략적 후퇴를 하면서 영국군 2대대는 이를 추격하려 합니다. 그러나 정보부는 이게 독일군의 함정임을 알아채고, 두 명의 젊은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 찰스 채프먼)에게 긴급 임무를 부여합니다. 블레이크의 형이 있는 2대대에게 독일군의 함정을 알리고 공격을 중지시키라는 명령입니다. 1,600명의 생명이 달린 이 임무를 위해 그들은 적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위험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지옥 같은 전장을 가로지르는 여정
두 병사는 버려진 독일군 참호를 지나며 지뢰와 함정을 피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블레이크는 독일군 조종사를 구하려다 치명상을 입고, 스코필드는 혼자서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폐허가 된 마을을 지나고, 강을 건너며, 그는 계속해서 전선을 가로질러야 합니다. 모든 순간이 생사가 갈리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스코필드는 인간으로서의 본능과 군인으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클라이맥스와 결말
마침내 스코필드는 2대대가 공격 직전인 전선에 도착합니다. 수많은 병사들이 공격 준비를 하는 가운데, 그는 필사적으로 블레이크의 형을 찾아냅니다.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에 명령이 전달되며, 수많은 생명이 구원받습니다. 영화는 지친 스코필드가 나무 아래에서 가족사진을 보며 잠시의 평안을 찾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3. 영화를 보고난 감상
3.1. 기술적 혁신: 연속 촬영 기법
1917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한 편의 영화가 단 하나의 컷으로 촬영된 것 같은' 연속 촬영 기법입니다. 실제로는 여러 개의 긴 테이크가 디지털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지만, 관객은 주인공들과 함께 끊김 없는 실시간 체험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이 기법은 전쟁의 참혹함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전장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합니다.
특히 카메라가 주인공의 뒤를 따라다니며 360도로 회전하는 장면들은 전장 전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참호 속을 걷다가 갑자기 하늘을 보게 되고, 다시 전장의 광활한 풍경이 펼쳐지는 연출은 전쟁의 광기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3.2. 카메라워크와 미장센
로저 디킨스의 촬영은 단순한 기술적 과시를 넘어 서사적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종종 주인공의 어깨 너머로 전장을 보여주며, 관객을 제3자의 관찰자가 아닌 참전병의 시각에 동화시킵니다. 폐허가 된 마을에서의 야경 장면은 조명과 그림자의 대비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색채 사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대부분의 장면이 푸르스름한 회색조로 처리되어 전쟁의 냉혹함을 상징하지만, 가끔 등장하는 불꽃과 조명은 생명의 징표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폐허 속에서 들리는 여성의 노래 장면은 전쟁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초현실적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3.3. 신인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조지 맥케이와 딘 찰스 채프먼은 비교적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지만, 거장 배우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특히 맥케이의 얼굴에는 전쟁의 공포와 의무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적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의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만으로도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는 연기는 영화의 현실감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블레이크가 죽는 장면에서 두 배우의 연기는 전쟁의 잔인함과 인간적 순수함의 대비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콜린 퍼스 등 유명 배우들의 특별 출연도 영화에 중요한 균형감을 더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영화는 신인 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3.4.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
1917은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면서도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 않습니다. 폐허 속에서 만난 여성과 아기, 적군 조종사를 구하려다 죽음을 맞이하는 블레이크의 순수함, 마지막 장면에서 스코필드가 가족 사진을 보며 찾는 평안 등은 전쟁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미를 상징합니다.
영화는 전쟁을 미화하지도, 지나치게 비극적으로만 그리지도 않는 균형 잡힌 시선을 유지합니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동시에 개인의 희생이 가져올 수 있는 의미를 동시에 탐구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듭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메시지 - "전쟁은 끝났을 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온다" - 는 전쟁의 역설을 함축적으로 표현합니다.
4. 한줄평
"카메라 한 대가 전쟁을 생생하게 증언하다 - 기술적 혁신과 인간적 서사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21세기 최고의 전쟁 영화"